바른생활
[책] 개인주의자, 내가 살아가는 방법 본문
저자 : 문유석
기간 : 2020.1. ~ 2020.1.28(화)
평점 : 9점
한줄 : 집단주의 세상 속 개인주의자들을 위한 매뉴얼
책속의 한 줄
p14 사람을 대하는 마음
“장금아. 사람들이 너를 오해하는 게 있다. 네 능력은 뛰어난 것에 있는 게 아니다. 쉬지 않고 가는 데 있어. 모두가 그만두는 때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시 시작하는 것. 너는 얼음 속에 던져져 있어도 꽃을 피우는 꽃씨야. 그러니. 얼마나 힘이 들겠어......” 격려해주면서도, 끝에는 알아주는 마음. 우리 서로에게 이것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p19 관계에 대해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싶다. 내 공간을 침해받고 싶지 않은 것이 내 본능이고 솔직한 욕망이다.
-> 대학을 졸업하고 사람들을 만날 때 내가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는 관계의 수가 될 때도, 관계의 질이 될 때도 있다. 그리고 내가 나다운 관계를 찾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나를 잘 알아야 한다.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그것에 맞춰서 사람들하고 원하는 관계를 맺어나가자.
P25 함께 한다는 것, 개인주의 속 집단
이 복잡하고 급변하는 다층적 갈등구조의 현대사회에서는 특정 집단이 당신을 영원히 보호해주지 않는다. 다양한 이해관계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전략적으로 연대하고, 타협해야 한다. 그 주체는 바로 당신, 개인이다. 개인이 먼저 주체로 서야 타인과의 경계를 인식하여 이를 존중할 수 있고, 책임질한계가 명확해지며, 집단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에게 최선인 전략을 사고할 수 있다.
->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전략적으로 연대해야 한다. 나를 보호해주는 것은 집단이 아니다. 내가 바로 서야하고, 주변과 함께 연대하며 나아가야 한다.
p37 문화에 따른 행복도
타인과의 비교에 대한 집착이 무한경쟁을 낳는다. 잘나가는 집단의 일원이 되어야 비로소 안도하지만, 그다음부터는 탈락의 공포에 시달린다. 결국 자존감 결핍으로 인한 집단 의존증은 집단의 뒤에 숨은 무책임한 이기주의와 쉽게 결합한다.(중략) 반면 합리적 개인주의는 공동체에 대한 배려, 사회적 연대와 공존한다. 자신의 자유를 존중받으려면 타인의 자유도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톨레랑스, 즉 차이에 대한 용인, 소수자 보호, 다양성의 존중은 보다 많은 개인들이 주눅들지 않고 행복할 수 있게 하는 힘이다.
-> 잠들지 못했던 것은 집단에 대한 집착이었을까? 내가 <케사>를 떠나게 된 것은 오히려 자존감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었나 보다. 대학교 시절 나는 자존감은 더 낮았고,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지 않았던 것은 내가 삼수를 했던 것과 같이 나에 대한 자존심만 강했지 자존감은 약했기 때문이다. 지금에 나는 얼마나 변했을까? 심리학 공부와 함께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은 나의 자존감을 다시 높여줄 수 있을까?
p57 행복의 진실
행복에 관한 과학의 연구 결과 중 가장 씁쓸한 진실은, 개인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소는 유전적인 외향성, 사회성이라는 점이다.
p132 아무리 사실이라 믿어도 함부로 말해선 안 된다
세상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미국 백인 청년이 ‘슬럼가 흑인이 더럽고 불쾌한 것은 사실 아니냐’고 개인적 의견을 말하는 것은 인간을 노예로 사냥한 역사와 빈부격차, 불평등이라는 맥락에 대한 무지다. 인간 세상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가치중립적인 ‘팩트’란 없다. 그걸 생각한다면 함부로 말할 수 있을까.
-> 가치중립적인 ‘팩트’는 없다. 내가 생각하고 말하는 것은 나의 ‘의견’일 뿐이다. 통계적으로 검증된 것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 즉, 나의 생각을 열어두고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사람들은 가장 가까운 ‘가족’부터 시작해보자.
p136 말이 흉기다
법관들도 말에 대해 주의하고 반성하기 위해 전문가의 강의를 듣는다. 그때 배운 것이 있다. 데이의 <세 황금문>이다. 누구나 말하기 전에 세 문을 거쳐야 한다. ‘그것이 참말인가?’ ‘그것이 필요한 말인가?’ ‘그것이 친절한 말인가?’
(중략) 진심이 담긴 필요한 말이라고 해도 배려심 없이 내뱉으면 그것이 진실이기 때문에 더 상대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도 있다.
p154 인간 행위를 기술하는 두 가지 방식
문학은 겉으로 드러나는 세계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숨기고 싶은 속내 깊숙한 곳을 파헤쳐 보여주곤 한다.(중략)
육하원칙이 지배하는 신문기사가 있다. 인간이 저지르는 사건은 결국 인간 내면의 작용인데, 기자들은 주로 외형적 행위와 그 결과에만 치중하고 내면의 동기는 돈, 욕정, 복수심 등으로 간명하게 유형화하곤 한다.
p174 모든 사람은 정답을 가지고 있다
결국 사람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감히 대단한 명답을 제시해 분쟁을 해결했다는 생각은 착각일 뿐이었다.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 중립적인 사람이 멍석만 깔아주면 되는 거였다. 하지만 그 중립성에 대한 신뢰를 얻기는 아주 어렵고, 잃기는 아주 쉽다. 오직 진심만이 그 신뢰를 얻는 열쇠일 것이다. 조정 달인의 비결은 아마도 이것이었던 것 같다.
p202 옳고 그름은 어떻게 나누는가?
지금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쉽게 말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좋은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옳고 그름을 아예 생각하지 않거나 양극단에 서서 자기만 옳다는 독선에 빠져있게 되어버렸다. (중략) 이런 시대일수록 집단의 논리에 맹목적으로 순종하는 건 위험하다. 어느 집단도 이 복잡하고 급변하는 세계에 대한 완벽한 해답을 갖고 있지 못하다. 남의 판단으로 자기 판단을 대체하지 말고 각 개인이 눈을 부릅뜨고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한다.
p211
민주주의는 투명성을 전제로 한다. 자본주의는 효율성을 필요로 한다. 잘못을 은폐하는 문화는 투명성도 효율성도 침해할 뿐이다. (중략)
누가 당신에게 이익을 주고 누가 당신에게 손해를 끼치는지 정신차리고 보아야 하다. 내부고발자가 시민 이익의 대변자로 보호받고 보상받아야 권력자들이 긴장한다. 발각될 리스크를 고려에 넣도록 만들어야 대범한 도둑질을 못한다. 조심이라도 한다. 인간에 대한 불신을 전제로 하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은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 감시다. 눈먼 의리가 아니다.
p260 북유럽사회에서 배울 것
스웨덴의 문화적 전통 중 중요한 것으로 ‘라곰’이 있다.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적당히’라는 뜻이다. 바이킹 시대 술통을 돌려가며 마시는 풍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한 사람이 너무 많이 마셔버리면 다음 사람이 마시지 못하니 적당히 나눠야 함을 강조하는 말이라고 한다. 북유럽 전역에서 관습법처럼 통용되는 ‘얀테의 법’이라는 것도 있다. (중략) 그 내용의 핵심은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지 마라, 남보다 더 낫다고 남보다 더 많이 안다고 남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남을 비웃지 마라’다.
<미래는 핀란드에 있다>에서 소개한 핀란드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 역시 흥미롭다. 핀란드에는 ‘시수sisu’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열악한 자연 환경과 러시아의 압박 속에 살아오며 형성된 핀란드인의 끈
기와 강인한 기질을 말한다. ‘루오테타부스luotettavuus’는 신뢰성과 언행일치를 말한다. 핀란드인들은 정직성을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중시하여 국민 대부분이 세금을 정직하게 내고 탁월한 자질의 총리가 국회에서 ‘부정확한 용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해임될 정도라고 한다. (중략)
추운 기후, 척박한 환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되는 이런 문화적 전통들이 있었기에 이들은 욕망을 자제하고 조화를 추구하는 사회를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p266 “강한 힘에는 강한 책임이 따른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는 존재다. 어릴 때부터 잘한든 못하든 뭔가를 책임지고 하는 것 자체에 대해 아낌없이 칭찬하고 못한 부분은 감싸주고 격려하는 문화가 기꺼이 책임지는 어른을 만들어낸다. (중략) 진짜 용감한 자는 자기 한계 안에서 현상이라도 일부 바꾸기 위해 자그마한 시도라도 해보는 사람이다.
p275 전문가가 소통하는 방법
전문가들은 원자력발전소 근처에 거주하는 것이 평소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통계적으로 훨씬 안전하다고 평가하지만 대중에게는 설득력이 없다. 슬로빅에 따르면 일반인이 체감하는 위험도는 양적 지표보다는 결과의 끔찍함 정도, 자신의 지식 범위 밖에 있는 미지의 정도, 위험에 노출되는 사람 수에 따라 주로 결정된다고 한다. (중략) 심리학자들은 일견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인간의 직관들을 오랜 진화 과정의 산물로 해석한다. (중략) 공포 자체가 고통스럽고 심신을 쇠약하게 만드는 또다른 위험 요소이므로 정책 결정자들은 대중을 실질적 위험뿐 아니라 심리적 공포로부터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p279 개인주의자가 함께하는 사회
집에 돌아가며 생각했다. 한 개인으로 자기 삶을 행복하게 사는 것만도 전쟁같이 힘든 세상이다.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입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업 관문에서 살아남기 위해, 결혼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 아이가 다시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도록 지키기 위해, 그런 개인들이 서로를 보듬어주고 배려해주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또 그렇기에 얼마나 귀한 일인가.
우리 하나하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자기 아이를 지킬 수 있을만큼 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서로의 아이를 지켜주어야 한다. 내 아이를 지키지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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