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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의 배신(박한선 신경인류학자)

바른소년 2020. 9. 17. 07:18

"의자 위의 삶이 가져다 준 것은 편안함이 아닌 불편함이었다."


#안락함이 우리의 몸을 망가뜨린다.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다른 동물과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첫째는 바로 직립보행이다. 이것은 500~700만년전에 시작된 것이며,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도구의 사용이 인류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다. 직립보행을 살펴보면, 우리의 라이프사이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생긴다. 바로 짝동맹이 생기게 된 것이다. 직립보행이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만들었고, 이것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켰다. 여성의 육체와 남성의 육체의 차이에 따라서 출산/양육을 위한 동맹을 가지게 된 것이다. 즉, 최초의 가족유형이 생기게 되었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부모가 자식에게 지속적으로 먹을 것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짝동맹에서부터 시작된 인류의 가족형태는 부부, 가족 그리고 사회까지 형성하게 되어 인간이 동물과 갖는 큰 차이를 만들었다.

둘째는 시대적 변화에서 나타난, 농업혁명(2만3천년전 가능하였으나 1만년전부터 실제 시작함)이다. 하지만 농업혁명은 인간을 건강하지 못하게 만들고, 불평등, 질병 등을 만들게 되었으므로, 불행을 가져온 혁명이다. 그렇다면 농업혁명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수렵채취사회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왜냐하면, 육류와 어류는 곡물과 달리 보관이 어렵기 때문이다. 농업혁명을 통해서 발생된 곡물은 교환이 가능하고 축적도 된다. 그래서 수렵채취사회와 달리 계급이 발생한다. 잉여생산 때문이다. 모두가 많이 생산하지만 분배가 공평하지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계급의 차이는 이질적인 집단을 만들며, 집단 간의 다툼도 발생하게 되었다. 신체적인 변화에서도 키가 작아지고, 신장도 작아지고, 성인병이 생기고, 전염병이 높아졌다. 치아의 변화도 크게 나타났다. 개수가 줄어들었다.

 

#인류새(1만 7천년전, 홀로세, 현세)의 시작은 언제인가?

지질학적 시대는 그 시대에 살았던 생물을 기준으로 말한다. 이것이 지표생물이다. 현대사회의 현상을 설명하기위해서 만든 표현인 인류새는 현재 확정된 시대를 나타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들이 만든 생태학적 변화를 부정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된다. 그렇다면 인류새의 기준인 지표생물을 무엇으로 보게 될까? 인간인가?

현재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닭'으로 보지 않을까?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수백억마리의 닭들을 소비하고 있다. 따라서 먼 미래에는 닭뼈가 많이 발견될 것이다. 인류새의 시작은 인류의 멸망을 가져올 것이다. 그래서 학술적으로 중요하다.

구석기시대에는 전염병이 없었다. 구석기시대에는 인류가 적고, 야생동물과 거리가 멀었다. 그 당시에 있었던 전염병은 한센병이 있다. 감염률도 낮고, 치사율도 높지가 않다. 더 위험한 것은 인플루엔자이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생긴것인가? 신서기시대를 넘어서면서부터 우리가 동물을 길들이기 시작하면서 동물로부터 많은 전염병을 얻게 되었다. 즉, 우리의 몸은 더욱 편해졌을지 모르지만 위험은 점점 증가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변화는 구석기시대부터 시작되어 200만년 동안 이루어졌는데 최근 1만년 동안 변화하는 인간의 형태가 크게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과거의 삶에 방식의 적응되어 있으므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의자에 갇힌 삶
이 책의 영어 제목은 영장류의 변화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를 일으킨 모티프로 의자가 나타난다. 의자가 인류에게 편안함을 가져다 준 것이다. 현재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바로 의자다.

과거를 살펴보면 왕좌, 석좌교수 등 의자는 지위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다르다.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은 불행한 삶이다. 종속된 삶이다. 의자로부터 벗어난 자유로운 삶이 행복한 삶이 된다. 대부분의 근로자는 자기가 자신의 자세를 스스로 결정할 수가 없다. 이제 의자와 사람을 뗄레야 뗄 수가 없으며, 사람 한 명당 7개의 의자가 있다고 본다.

현대사회에서 의자는 행동과 자세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바른자세로 하루종일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노동에서 필요한 조건이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의자로부터 자유로웠으나 그 이후에 변화가 커졌다. 우리는 기계에 우리를 맞춰서 생산률은 높일 수 있었으나 건강을 잃게 되었다.

직립보행과 의자는 서로 키워줘야 하는 근육이 다르다. 의자는 편하기 때문에 우리 척추의 근육을 망가뜨리게 된다. 우리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는 앉아서 근무하기 보다 서서 근무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가장 좋은 것은 달리기이다. 현재 전세계 인구의 80%가 요통을 갖고 있고, 가장 큰 원인은 의자이다. 고릴라, 침팬치는 척추가 일자이다. 인간과 다르다. 인간은 S자다. 목과 허리에서 S자가 만들어진다. 신체중심이 중간으로 맞춰주는 효과가 있다. 구석기시대의 인간은 채집을 하는 범위가 인간이 고릴라/침팬치보다 1,000배 정도 넓다. 하지만 현대인은 움직임이 너무 없다. 운전이나 여행 등이 이동의 범위를 넓히지만 실제로 몸을 움직이지는 않는다. 즉, 몸으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ET>에서 외계인의 모습은 당시 현대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습을 먼 미래로 생각한 상상력의 산물이지만 현재 우리는 점점 그러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긴 손가락, 커지는 눈, 나오는 배, 짧아지는 다리 등 이제 더 이상 E-T와 나의 모습을 살펴보면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근골격계 장애는 모두 반복사용을 통해서 얻게 되었다. 인체공학적으로 오래 일할 수 있는 자세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간은 계속해서 움직여야지 더 잘 살 수 있다. 한 자리에 앉아서 분업을 하고 재미없는 것을 반복하는 것은 효율적이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은 일주일에 많으면 20시간, 짧으면 8시간 정도 근무했다. 일을 많이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양한 환경에서 일하고 창의적이고 재밌었을 것이다. 우리의 삶도 그렇게 만들어 보자. 운동도 하나를 반복해서 하기보다 다양하게 하면서 건강을 지켜나가자. 그리고 명심하자. 더 이상 의자에 앉아 있는 삶에 대해서 자기 위안을 갖지 말자.


“현대사회에 가장 혜택 받은 사람은 내가 내 자세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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